지난여름 서해안 드라이브를 계획하면서 영광 칠산대교를 알게 됐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장관이라는 후기를 보고 기대를 안고 방문했는데, 실제로 본 풍경은 상상 이상이었다. 푸른 바다와 섬들이 어우러진 풍경 속을 달리는 기분은 정말 특별했다. 처음 방문할 때는 어디서 사진을 찍고 어디에 주차해야 하는지 몰라 헤맸지만, 지금까지 네 번의 방문을 통해 최적의 코스와 숨은 명소들을 찾아냈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면 황금빛 바다와 다리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이 글에서는 칠산대교를 중심으로 한 드라이브 코스부터 주차 명소,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주변 관광지까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안내하려고 한다.
칠산대교 드라이브 코스와 통행 정보
칠산대교는 영광군 염산면과 낙월도를 연결하는 다리로, 총 길이가 약 1.5킬로미터에 달한다. 영광 시내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약 20분 정도 달리면 칠산대교 입구에 도착한다. 내비게이션에 '칠산대교' 또는 '낙월도'를 검색하면 정확한 경로가 나온다. 광주에서 출발한다면 약 1시간 30분, 서울에서는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분히 쉬어가며 이동하는 것을 권한다.
칠산대교는 통행료가 무료다. 예전에는 유료였지만 2020년부터 무료 개방되어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다. 차량 제한도 거의 없어서 일반 승용차는 물론 캠핑카나 소형 화물차도 통행 가능하다. 다리 위 제한속도는 시속 60킬로미터인데, 천천히 달리면서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속도다. 첫 방문 때는 풍경에 정신이 팔려 속도를 줄였더니 뒤차가 경적을 울렸던 기억이 있다. 뒤차가 있다면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칠산대교를 건너는 데는 약 2분 정도 걸린다. 다리 중간 지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데, 아쉽게도 다리 위에서는 정차가 금지되어 있다. 사진을 찍으려면 다리를 건넌 후 낙월도 쪽이나 출발 지점 근처 주차 공간을 이용해야 한다. 왕복으로 여러 번 오가는 방문객들도 많은데, 두 번째 방문 때는 세 번 정도 왕복하며 다른 각도의 풍경을 감상했다.
드라이브 코스는 칠산대교를 중심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영광 시내에서 출발해 칠산대교를 건너 낙월도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둘째는 칠산대교와 함께 인근 백수해안도로를 연결하는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여유 있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대교에서 북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데, 서해의 석양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다. 세 번째 방문 때는 두 코스를 연결해서 오후 내내 드라이브를 즐겼고, 해질 무렵 백수해안도로에서 일몰을 보는 완벽한 일정을 소화했다.
칠산대교 주변 주차 명소와 포토존
칠산대교 본토 쪽 입구에는 작은 주차 공간이 있다. 5대에서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규모인데, 주말에는 금방 차서 자리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칠산대교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다. 첫 방문 때 이곳에서 주차하고 다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는데, 각도가 정말 좋았다. 다만 주차 공간이 비포장이라 비 온 후에는 진흙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칠산대교를 건너면 낙월도에 더 넓은 주차장이 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빠지면 낙월도 주차장 안내판이 보이는데, 약 3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무료 공영주차장이다. 이곳에서는 낙월도 해변과 칠산대교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걸으면 해변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백사장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이곳에서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으며 쉬었던 기억이 있다.
낙월도 전망대도 추천할 만한 명소다. 주차장에서 차로 5분 정도 더 들어가면 낙월도 전망대 주차장이 나온다. 전망대까지는 계단으로 5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칠산대교와 서해 풍경이 정말 멋지다. 전망대에는 벤치도 있어서 앉아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어 멀리 있는 섬들까지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 방문 때는 전망대에서 일몰을 기다렸는데, 해가 지는 모습과 함께 칠산대교의 실루엣이 정말 아름다웠다.
사진 촬영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일몰 1시간 전이다. 보통 여름에는 오후 6시 30분, 가을에는 오후 5시 30분쯤이 최적의 시간대다. 해가 서쪽 수평선으로 기울면서 바다와 다리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역광을 피하려면 다리를 측면에서 찍는 게 좋은데, 낙월도 주차장 근처가 가장 좋은 각도를 제공한다. 네 번째 방문 때는 드론을 가져가서 공중에서 칠산대교를 촬영했는데, 위에서 본 다리와 섬들의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다만 드론 촬영은 관련 규정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해야 한다.
낙월도 섬 둘러보기와 즐길거리
칠산대교를 건너면 낙월도라는 작은 섬에 도착한다. 낙월도는 둘레가 약 10킬로미터 정도 되는 작은 섬으로, 차로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섬 곳곳에 작은 포구와 어촌 마을이 있어서 소박한 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섬 일주 도로는 좁은 편이라 마주 오는 차량에 주의하며 운전해야 한다. 첫 방문 때는 좁은 길에서 마주친 차량과 한참을 양보하며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낙월도에는 작은 해수욕장도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심이 얕고 모래가 깨끗해서 여름철 물놀이하기 좋다. 해수욕장 근처에는 간이 샤워장과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서 편리하다. 두 번째 방문이 여름이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큰 해수욕장처럼 붐비지 않아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파라솔이나 돗자리를 가져가면 하루 종일 머물기 좋다.
낙월도 선착장 근처에는 횟집과 식당이 몇 곳 있다. 신선한 회와 물회, 조개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데,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특히 굴 철인 겨울에 방문하면 싱싱한 굴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세 번째 방문이 겨울이었는데, 굴국밥을 먹었는데 국물이 진하고 굴이 통통해서 정말 맛있었다. 식당 주인분께서 현지 분이셔서 낙월도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셔서 즐거웠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낙월도 방파제에서 간단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장비를 챙겨가지 않아도 근처 낚시점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주로 우럭이나 학공치 같은 고기가 잡히는데, 전문 낚시꾼이 아니어도 운이 좋으면 몇 마리 낚을 수 있다. 네 번째 방문 때 낚시를 시도해봤는데, 작은 고기 두 마리를 낚아서 회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직접 낚은 고기의 맛은 정말 특별했다. 낚시는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 좋다고 현지 분들이 알려주셨다.
칠산대교 주변 관광지와 맛집 정보
칠산대교 방문과 함께 둘러볼 만한 곳으로 백수해안도로가 있다. 칠산대교에서 북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데, 약 12킬로미터에 걸쳐 서해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도로 옆에는 전망대와 쉼터가 여러 곳 있어서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백수해안도로의 석양은 전국적으로 유명한데,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정말 낭만적이다. 세 번째 방문 때는 칠산대교를 먼저 둘러본 후 백수해안도로로 이동해 일몰을 감상했는데, 하루 일정으로 완벽했다.
영광 법성포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칠산대교에서 남쪽으로 15분 정도 달리면 법성포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조기로 유명한 어항이다. 법성포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더욱 활기차고,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굴비 전문점들이 즐비한데, 영광 굴비를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좋다. 두 번째 방문 후 법성포에 들러 굴비 한 세트를 사서 집에 가져갔는데, 가족들이 정말 좋아했다.
영광 시내에는 불고기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영광 불고기는 참숯에 구워 먹는 특유의 조리법이 특징인데, 고기가 부드럽고 양념이 달콤해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첫 방문 후 점심으로 영광 불고기를 먹었는데, 고기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밑반찬도 다양하게 나와서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다. 식당은 예약 없이 방문해도 평일에는 자리가 있지만, 주말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영광 모싯잎송편도 특산물로 유명하다. 모싯잎을 넣어 만든 송편은 쫄깃하고 향이 좋아서 간식으로 그만이다. 영광 시내 떡집이나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한 팩에 5천 원에서 8천 원 정도다. 네 번째 방문 때는 시장에서 모싯잎송편을 사서 차 안에서 간식으로 먹었는데, 드라이브와 잘 어울리는 별미였다. 냉동 보관도 가능해서 집에 가져가 보관하기도 좋다. 칠산대교 드라이브를 마치고 영광 시내를 둘러보며 맛집과 특산물을 챙기면, 하루 일정이 알차게 채워진다. 바다 풍경과 맛있는 음식, 여유로운 드라이브가 어우러져 완벽한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