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경주 여행을 가다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사진작가 친구의 권유로 의성 금성산성에 들르게 되었다. 산성이라고 해서 대단한 건축물을 기대했는데, 도착해서 본 성곽의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특히 도시의 불빛과 월출봉이 어우러진 경치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날 밤 촬영한 사진들이 지인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얻었고, 그 이후로 금성산성의 야경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의성 금성산성은 경주나 대구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서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적은 관광객 탓에 정보가 부족해서 처음 가는 사람들은 길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금성산성까지 정확한 가는 길부터 야경 촬영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까지 상세하게 정리해보았다.
의성 금성산성의 위치와 정확한 가는 길
의성 금성산성은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에 위치한 산성이다. 서울에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로 가서 중부내륙고속도로나 국도를 이용해서 가야 한다. 총 거리는 약 250km이고 소요 시간은 약 3시간 30분 정도다. 만약 부산에서 출발한다면 약 2시간 30분, 대구에서는 약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네비게이션 검색 시 "의성 금성산성" 또는 "의성군 의성읍 금성산성"으로 검색하면 목적지로 설정된다. 다만 산성이라고 해서 산 입구로 직접 안내하는 경우도 있고, 인근 마을로 안내하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헷갈릴 수 있다. 정확한 목적지는 금성산성 입구 주차장인데, 주소는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 금성로 155번길 34다. 이 주소를 직접 입력하면 가장 가깝게 안내해준다.
실제 경로를 따라가보면, 의성읍 시가지를 통과한 후 금성로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의성읍내에서 방향이 조금 복잡할 수 있는데, 금성로로 진입하면 "금성산성" 표지판이 보인다. 이 표지판을 따라가면 산성 입구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골목길이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은 놓칠 수도 있으니 표지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산성 입구 200m 전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좁은 길을 처음에 지나쳤다가 나중에 깨달았다.
자동차로 진입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입구 도로는 비교적 포장이 잘 되어 있지만, 끝부분은 흙길이나 자갈길이 될 수 있다. 봄이나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린 직후라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또한 입구가 좁은 편이라 큰 차량은 조심해서 진입해야 한다. 주차장은 산성 입구 근처에 여러 곳이 있는데, 모두 무료이고 넓은 편이다. 하지만 주말에 사람들이 많을 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평일을 추천한다.
금성산성 산성 산책로와 전망 포인트
주차장에서 산성까지의 거리는 약 500m 정도다.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크게 어렵지 않은데, 경사가 조금 있어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안내판이 곳곳에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하지만 야간 촬영을 목표로 가는 경우라면 해가 질 때를 맞춰가야 하므로, 미리 도착해서 산성 주변을 탐색하는 것이 좋다.
산성 입구에 도착하면 돌로 만들어진 성곽이 눈에 들어온다. 의성 금성산성은 삼국시대 신라가 축조한 산성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성곽은 약 2km 정도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약 1시간 정도면 전체 산성을 둘러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오르는 코스가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성곽을 따라 걷는 주 산책로다.
야경 촬영을 하기 위해 가야 할 최고의 포인트는 성곽의 서쪽 끝자락이다. 이곳에서는 의성읍내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뒤로는 월출봉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해 질 무렵에 도착해서 천천히 조명이 들어오는 경험은 정말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이곳에서 본 풍경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작은 읍내 조명이 하나둘 켜지는 과정을 보면서 몇십 장의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좋은 포인트는 성곽 전망대다. 이곳은 금성산성 내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의성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낮에는 산과 들이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답고, 밤에는 도시의 불빛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다만 이곳은 삼각형의 포토존이 있어서 해시태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야경 촬영을 하려면 관광객이 적은 시간을 피해서 가는 것이 좋다.
야경 촬영을 위한 실전 카메라 설정과 팁
야경 촬영은 낮 촬영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삼각대다. 야간에는 조리개를 열고 셔터 속도를 늘려야 하는데, 손으로 들고 촬영하면 카메라 흔들림으로 인해 사진이 흐릿해진다. 반드시 튼튼한 삼각대를 준비해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무게가 가볍고 높이 조절이 자유로운 중급 삼각대를 사용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
카메라 설정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먼저 ISO를 1600~3200 사이로 설정한다. 너무 높으면 노이즈가 많이 생기고, 너무 낮으면 사진이 어두워진다. 조리개는 최대한 열어서 f/2.8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셔터 속도는 15~25초 정도로 설정하고, 처음에는 20초부터 시작해서 결과를 보며 조정한다. 포커싱은 수동 포커싱으로 설정하고, 멀리 있는 건물이나 산의 윤곽선에 맞춘다.
화이트밸런스 설정도 중요하다. 야경에서는 도시 조명이 주황색 계열이 많으므로, 화이트밸런스를 "타ungsten" 또는 "주황색" 쪽으로 맞추면 따뜻한 톤이 살아난다. 하지만 RAW 포맷으로 촬영해서 나중에 보정하는 것이 더 좋다. RAW 포맷이면 후처리 시 화이트밸ランс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RAW로 촬영해서 Lightroom이나 Capture One에서 보정한다.
실제 촬영할 때 팁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해가 완전히 지기 직전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보다는 하늘에 약간의 빛이 남아있을 때 촬영하면 배경의 산 실루엣이 더 잘 드러난다. 보통 일몰 후 15~30분 사이가 가장 좋은 시간대다. 둘째, 같은 장소에서 여러 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도시 조명이 점점 밝아지는 변화를 담는 것도 좋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의 풍경과 조명이 켜진 초반의 풍경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셋째, 긴 노출 촬영으로 자동차 불빛의 궤적을 담을 수도 있다. 30초 이상의 노출로 촬영하면 도로를 지나가는 차의 헤드라이트와 브레이크라이트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다. 단, 이 경우 ND 필터(감광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ND 필터가 없으면 조리개를 줄이고 ISO를 낮춰서 대응할 수 있지만, 전문적인 야경 촬영을 하려면 ND 필터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촬영 시 주의사항과 방문 시 편의시설
야간 촬영을 할 때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산성 주변은 밤에는 상당히 어두운데, 손전등을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삼각대 설치 위치 주변에 흙이나 돌이 많으니 발을 헛디딜 위험이 있다. 또한 산성 가장자리는 떨어지는 곳도 있으니 절대로 무리하게 위험한 장소에 가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촬영에 집중하다가 몇 번 넘어질 뻔했던 경험이 있다.
촬영 후 돌아갈 때는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낮에 올라올 때는 아무렇지 않던 길도 밤에는 방향 감각을 잃기 쉽다.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이나 헤드랜턴이 있으면 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한 두 명 이상이 함께 가서 서로를 돕는 것이 안전하다.
의성 금성산성 주변에는 편의시설이 많지 않다. 산성 입구 근처에는 작은 카페나 음식점이 몇 개 있지만, 야간에는 영업하는 곳이 거의 없다. 촬영을 마친 후 늦게 내려오면 의성읍내까지 가야 편의점이나 식사 장소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미리 물과 간식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에는 추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높은 곳이라 평지보다 더 춥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장실도 생각해둬야 한다. 산성 입구 근처에 공중 화장실이 있긴 한데, 밤중에 사용하기가 꺼려질 정도로 깨끗하지 않다. 가능하면 출발 전이나 촬영 후 의성읍내 편의점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이 점을 간과했다가 밤중에 불편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의성 주변 추가 관광 코스와 방문 시 유의사항
의성 금성산성만 관광하기에는 시간이 남을 수 있으니, 주변 관광지도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의성군에는 빙계계곡, 고운사, 대곡사 등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다. 특히 빙계계곡은 봄이나 가을에 정말 아름답고, 금성산성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의성 방문 시 가장 좋은 계절은 봄(4~5월)과 가을(9~10월)이다. 이 시간들은 날씨가 맑고 하늘이 깨끗해서 야경 촬영이 정말 좋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서 사진에 안개가 자주 끼는 문제가 있고, 겨울에는 흐린 날씨가 많아서 촬영 기회가 줄어든다. 하지만 겨울 맑은 날씨에 촬영한 의성의 야경도 정말 아름답다.
사전에 날씨를 충분히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흐린 날씨에는 야경이 잘 안 나오니 배낭여행 사이트나 카메라 커뮤니티에서 의성 촬영 정보를 미리 얻는 것이 좋다. 또한 금성산성은 특별한 입장료가 없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주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밤 늦게까지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의성 금성산성의 정확한 가는 길부터 야경 촬영 팁까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았다. 처음에는 찾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가보면 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하고,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글을 참고해서 준비해가면 충분할 것이다. 야경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금성산성은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