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제주 겨울 여행 중 우연히 들른 하도해변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음 날 다시 찾았던 기억이 있다. 관광객이 붐비는 유명 해변과 달리 한적하고 고요해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여유가 좋았다. 검은 모래가 깔린 해변을 따라 걷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다만 처음 방문했을 때 주차 위치를 몰라서 좁은 마을 길을 헤맸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글에서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도해변의 겨울 산책코스와 편리한 주차 방법, 그리고 현장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팁까지 자세히 정리해보려 한다.
하도해변 겨울 산책코스 둘러보기
하도해변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약 300미터 길이의 검은 모래 해변이다. 제주 동쪽 해안에 자리한 이곳은 일출 명소로 유명하지만, 겨울철에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오전 10시쯤이었는데, 해변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마치 전세 낸 듯한 느낌이었다. 검은 현무암 모래가 특징인데, 맨발로 걷기에는 차갑지만 겨울 바다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해변 산책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모래사장을 따라 걷는 코스고, 다른 하나는 해변 뒤편 방파제와 마을길을 따라 걷는 코스다. 모래사장 코스는 약 300미터 정도로 짧지만, 파도를 가까이서 보며 걸을 수 있어서 운치가 있다. 필자는 모래사장 끝에서 끝까지 왕복했는데,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했다. 겨울 바람이 세게 불어서 체감온도가 낮았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시간이 너무 평화로워서 추위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방파제 산책로는 좀 더 긴 코스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해변 북쪽 방파제를 따라 걸으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마을 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하도리 어촌 마을의 소박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필자는 방파제를 따라 끝까지 걸어갔는데, 거기서 바라본 바다와 우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방파제에서 마을까지 연결된 길을 포함하면 총 1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여유롭게 걸으면 30~40분 정도 소요된다.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도 몇 개 있어서 바다를 보며 잠시 앉아 있기도 좋다.
일출 시간대 산책이 가장 추천된다. 하도해변은 동쪽을 향하고 있어서 일출을 보기 최적의 장소인데, 겨울철에는 오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해가 뜬다. 필자는 둘째 날 일출을 보러 새벽에 다시 방문했는데,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과 우도 실루엣이 어우러진 풍경이 압권이었다. 일출 후 1~2시간 동안은 햇빛이 부드럽게 비춰서 사진 찍기에도 좋고, 사람도 적어서 조용히 산책하기 딱이다. 오후 시간대는 역광 때문에 사진이 잘 안 나오고, 해질녘에는 서쪽 하늘만 물들어서 분위기가 다르다.
하도해변 주차장 위치와 이용 방법
하도해변 공식 주차장은 해변 입구 근처에 있다. 내비게이션에 '하도해변' 또는 '제주 구좌읍 하도리 해변'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주소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일대다.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고 약 20~3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필자가 평일 오전에 갔을 때는 주차 공간이 넉넉했는데, 주말이나 일출 시간대에는 차량이 많을 수 있으니 일찍 도착하는 게 좋다. 주차장에서 해변까지는 걸어서 1~2분 거리라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주차장 진입로가 좁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하도리 마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이 나오는데,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다. 필자는 처음 방문했을 때 이 길을 찾지 못해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았던 기억이 있다. 내비게이션이 정확히 안내해주지만, 길이 좁아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한쪽이 비켜줘야 한다. 운전에 자신 없다면 천천히 진입하고, 주변을 잘 살피면서 가는 게 안전하다. 큰 차량이나 캠핑카는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주차장이 만차일 때는 마을 길 주차를 고려할 수 있다. 하도리 마을 길 일부 구간에서 주민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잠깐 주차가 가능한데, 절대 소방도로나 마을 주민 집 앞을 막으면 안 된다. 필자는 주차장이 꽉 찼을 때를 대비해 미리 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일출 같은 인기 시간대라면 30분 일찍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일부 방문객은 해변 근처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면서 주차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게 이용 없이 무단 주차하면 민폐가 되니 주의해야 한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방문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제주 렌터카 대신 자전거를 빌려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하도해변까지 자전거로 가기 좋은데, 주변 도로가 비교적 평탄하고 경치도 아름답다. 필자는 자가용으로 갔지만, 다음 방문에는 자전거를 빌려서 주변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는 주차 공간이 적게 필요해서 주차장이 만차여도 구석에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제주 특유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이동하는 재미도 있다.
겨울철 하도해변 방문 시 준비사항
방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 겨울은 육지보다 온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해안가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체감온도가 훨씬 낮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기온은 8도 정도였는데, 바닷바람 때문에 영하로 느껴졌다. 패딩이나 두꺼운 점퍼는 기본이고, 목도리와 장갑, 귀마개를 꼭 챙기는 게 좋다. 바람막이 기능이 있는 겉옷이 특히 유용한데, 바람을 막아주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가 크게 달라진다. 겨울 바다는 아름답지만 준비 없이 가면 추위에 고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하자.
미끄럼 방지 신발이 필요하다. 해변 모래는 괜찮지만 방파제나 마을길은 겨울에 이끼가 끼거나 젖어 있으면 미끄러울 수 있다. 필자는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방파제 일부 구간에서 미끄러질 뻔한 적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걸었다. 등산화나 밑창이 두껍고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신으면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절대 피해야 하고, 겨울에는 발이 시리니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도 잊지 말자.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준비하는 게 좋다. 하도해변 주변에는 편의점이 없고, 작은 카페나 식당 몇 곳만 있는데 겨울철에는 영업하지 않는 곳도 있다. 필자는 제주시에서 출발하면서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와 빵을 사갔는데, 바다를 보며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특히 일출을 보러 간다면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하니, 아침 대용으로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는 게 필수다.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하니 비닐봉투도 함께 챙기고,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자.
카메라와 여벌 배터리를 챙기면 좋다. 겨울 바다의 풍경과 일출은 사진으로 남길 가치가 충분한데,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 필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한 시간도 안 돼서 배터리가 20%까지 떨어져서 당황했다. 보조배터리를 챙기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주머니나 가방 안쪽에 넣어서 보온하는 게 좋다. 일출 촬영을 계획한다면 삼각대도 유용한데, 어두운 새벽에는 손떨림 없이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하다. 카메라를 가져간다면 예비 배터리는 필수다.
하도해변 주변 연계 관광지 안내
우도 여객선 터미널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하도해변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성산포항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도행 배를 탈 수 있다. 우도는 제주를 대표하는 섬 관광지로,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인기다. 필자는 하도해변 방문 후 우도로 건너가서 하루를 보냈는데, 두 곳을 함께 묶으면 알찬 일정이 된다. 겨울에는 우도 관광객이 적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비양도 해변이나 검멀레 해안 같은 명소도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김녕 해수욕장과 김녕 미로공원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도해변에서 남쪽으로 5분 정도 가면 김녕 해수욕장이 나오는데,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에는 해수욕은 할 수 없지만 산책하기 좋고, 근처 김녕 미로공원에서 미로 찾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필자는 시간이 부족해서 김녕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 때는 꼭 들러보려고 계획 중이다. 하도해변과 김녕, 우도를 하루 코스로 묶으면 제주 동쪽 해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월정리 해변과 카페거리도 추천할 만하다. 하도해변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월정리는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중 하나로, 하얀 모래와 에메랄드 바다가 인상적이다. 해변 주변에는 감성적인 카페와 식당이 즐비해서 브런치나 점심 식사하기 좋다. 필자는 하도해변을 떠나 월정리로 가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는데, 두 해변의 분위기가 달라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월정리는 하도해변보다 관광객이 많지만, 그만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하도리 철새도래지도 겨울철 볼거리다. 하도해변 남쪽 습지 지역은 겨울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오리나 기러기 같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필자는 철새에 큰 관심이 없어서 짧게 둘러봤지만, 자연 관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쌍안경을 챙겨서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습지 주변에 작은 산책로가 있어서 걸으며 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안내판에 철새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어서 교육적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연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제주 하도해변은 유명 관광지와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겨울철 산책코스로 완벽하고, 주차도 어렵지 않아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제주 동쪽 해안을 여행한다면 하도해변을 꼭 일정에 넣어보길 권한다. 고요한 겨울 바다를 걸으며 느끼는 평화로움과 일출의 감동이 제주 여행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