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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느림길 걷기 코스와 셔틀버스 시간표

by 덱스토리 2025. 10. 17.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는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걷기 여행지다. 필자가 3년 전 처음 청산도를 찾았을 때는 단순히 예쁜 풍경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느림길을 걸으며 느낀 감동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11개의 슬로길이 섬 전체를 연결하고 있어서, 하루 만에 모두 걷기는 어렵고 최소 2박 3일은 필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달았다. 특히 셔틀버스 시간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한 코스를 놓쳤던 아쉬움이 컸다.

이 글에서는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의 특징과 난이도, 각 코스별 소요 시간과 볼거리를 실제 걷기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정리했다. 또한 섬 내부를 이동하는 마을버스와 셔틀버스의 시간표, 완도에서 청산도로 가는 배편 정보까지 함께 담았다. 제한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청산도를 여행하고 싶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 완벽 분석과 추천 코스

청산도 슬로길은 총 11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거리는 약 42킬로미터에 달한다. 각 코스마다 난이도와 소요 시간, 풍경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과 관심사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코스부터 11코스까지 순서대로 이어져 있지만, 꼭 순서대로 걸을 필요는 없고 원하는 구간만 선택해서 걸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1코스 미로길은 도청항에서 시작해서 도락리 서편제 촬영지까지 이어지는 3.5킬로미터 구간이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며, 난이도는 쉬운 편이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영화 서편제의 명장면이 촬영된 청보리밭인데,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는 청보리가 바람에 일렁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필자가 4월 말에 방문했을 때는 청보리밭이 한창이어서 사진을 찍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보리밭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걷는 느낌이 정말 특별했다.

3코스 고인돌길은 많은 여행자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하는 구간이다. 도락리에서 상서리까지 3.6킬로미터를 걷는데,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코스는 해안가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서 탁 트인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고, 중간에 돌담길과 구들장논이라는 독특한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다. 구들장논은 청산도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돌로 만든 논이 계단식으로 펼쳐진 모습이 마치 예술작품 같다. 다만 이 코스는 오르막 구간이 있어서 체력 소모가 있으니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5코스 낭만길과 6코스 고갯길은 청산도에서 가장 긴 구간으로, 각각 4킬로미터와 5.2킬로미터에 달한다. 5코스는 상서리에서 읍리까지 이어지며 약 2시간이 소요되고, 6코스는 읍리에서 신흥리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이 두 코스는 난이도가 중상 정도로, 경사진 오르막이 많아서 체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5코스와 6코스를 하루에 걸으려고 했다가 후반부에 지쳐서 중간에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기억이 있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이 두 코스는 하루에 하나씩 나눠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8코스 범바위길과 9코스 노을길은 비교적 짧고 평탄해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8코스는 신흥리에서 권덕리까지 2.6킬로미터로 약 1시간 소요되며, 9코스는 권덕리에서 장기미까지 3킬로미터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9코스의 이름처럼 노을 시간에 맞춰 걸으면 서해로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어서 특별한 경험이 된다. 필자는 오후 5시쯤 9코스를 걷기 시작했는데, 바다로 떨어지는 석양과 함께 걷는 길이 정말 낭만적이었다. 다만 해가 지고 나면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에 손전등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청산도 마을버스와 셔틀버스 시간표 완벽 활용법

청산도 내부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은 마을버스와 셔틀버스 두 가지가 있다. 마을버스는 섬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규 노선이고, 셔틀버스는 관광객을 위한 순환버스 형태로 운영된다. 두 버스 모두 요금은 20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운행 횟수가 제한적이라 시간표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처음 갔을 때는 시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버스를 놓치고 한 시간 넘게 기다렸던 경험이 있다.

마을버스는 하루 4~5회 운행하며, 도청항을 출발해서 도락리, 상서리, 읍리, 신흥리를 거쳐 당리까지 섬을 한 바퀴 돈다. 오전 8시, 10시, 오후 1시, 3시, 5시 정도에 출발하는데, 계절과 요일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변동될 수 있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면 편리하다. 마을버스는 일반 승합차 형태라 좌석이 많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은 성수기에는 서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셔틀버스는 관광 시즌인 4월부터 10월까지만 운행되며, 주요 슬로길 코스의 시작점과 끝점을 연결한다. 하루 3~4회 순환 운행하는데, 오전 9시, 11시, 오후 2시, 4시 정도에 출발한다. 셔틀버스는 예약제가 아니라 선착순이기 때문에, 타려는 사람이 많으면 다음 차를 기다려야 한다. 필자는 오후 2시 셔틀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갔다가 이미 만석이어서 4시 버스를 기다린 적이 있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에는 셔틀버스 이용객이 많으니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좋다.

버스 시간표는 도청항 여객선터미널이나 민박집에 비치된 청산도 관광 안내 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청산도 슬로길 홈페이지나 완도군청 관광 사이트에서도 최신 시간표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도청항에 도착해서 관광안내소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다. 관광안내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시간표를 알려주고, 효율적인 코스 동선도 추천해준다. 필자도 안내소에서 받은 조언 덕분에 하루 일정을 효과적으로 짤 수 있었다.

버스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은 정류장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을 입구나 주요 갈림길에서 버스가 서는데, 표지판이 없어서 현지인에게 물어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 기사님께 미리 내릴 곳을 말씀드리면 그 지점에서 세워주시니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버스 안에서는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먹어도 되지만, 쓰레기는 반드시 본인이 챙겨서 버려야 한다. 작은 섬의 환경을 지키는 것은 여행자의 기본 예의다.

완도항에서 청산도 가는 배편 정보와 예약 팁

청산도로 가는 배는 전라남도 완도항에서 출발한다. 완도는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약 4시간 30분, 광주에서는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완도 버스터미널에서 완도항 여객선터미널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로 가깝지만, 짐이 많으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택시비는 기본요금인 3000원 정도로 부담이 없다. 완도항 주변에는 유료 주차장이 있어서 자차로 오는 경우에도 주차가 가능하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는 카페리와 쾌속선 두 종류의 배가 운항한다. 카페리는 하루 4~5회 운항하며 소요 시간은 약 50분이다. 쾌속선은 하루 2~3회 운항하고 약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카페리가 성인 기준 편도 7000원 정도, 쾌속선은 11000원 정도다. 카페리는 자동차도 실을 수 있어서 차량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일반 여행객은 쾌속선이 시간도 절약되고 배 멀미도 덜해서 추천한다.

배편 시간표는 계절에 따라 변동이 크다. 봄과 가을 관광 시즌에는 운항 횟수가 늘어나고, 겨울에는 줄어든다. 특히 겨울철 날씨가 나쁘면 결항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반드시 당일 아침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필자는 11월에 방문했다가 강풍으로 오후 배편이 모두 취소되어 하루 일정이 완전히 틀어진 적이 있다. 완도 여객선터미널 전화번호를 저장해두고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배표 예약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가능하며,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4월 말 청보리 축제 기간이나 5월 연휴, 10월 가을 시즌에는 배표가 조기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왕복권을 미리 구매하면 10퍼센트 정도 할인되지만, 돌아오는 날 일정이 유동적이라면 편도로 끊고 나중에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필자는 첫날 날씨가 좋아서 예정보다 많이 걸었고, 이틀째 비가 와서 일찍 돌아가야 했는데, 편도 티켓을 끊어둔 덕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배 안에서는 좌석이 자유석이기 때문에 일찍 탑승해서 좋은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멀미가 심한 사람은 가운데 좌석이 흔들림이 적어서 낫다. 배 안에는 간단한 음료와 과자를 파는 매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니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경제적이다. 멀미가 걱정된다면 승선 30분 전에 멀미약을 복용하고, 배 안에서는 먼 바다를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필자는 멀미가 심한 편인데, 갑판으로 나가서 바람을 쐬니 훨씬 나아졌다.

청산도 슬로길 완주를 위한 준비물과 현지 꿀팁

청산도 슬로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편한 운동화다. 슬로길 대부분이 평탄한 흙길이지만, 일부 구간은 돌길이나 오르막이 있어서 등산화나 트레킹화가 적합하다. 새 신발보다는 이미 발에 익숙한 신발을 신는 것이 물집 예방에 좋다. 필자는 새로 산 운동화를 신고 갔다가 첫날 10킬로미터를 걷고 나서 발뒤꿈치에 물집이 생겨서 이틀째는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배낭은 가볍고 편한 것으로 준비하되, 물과 간식, 여벌 옷을 넣을 공간이 있어야 한다. 청산도는 마을마다 매점이 있긴 하지만, 슬로길 중간에는 아무것도 없는 구간이 많아서 물과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최소 1.5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 에너지바나 초콜릿, 과일 같은 간식도 체력 보충에 도움이 된다. 필자는 여름에 방문했을 때 물 한 병만 준비했다가 3코스 중간에 목이 말라서 힘들었고, 마을 매점까지 간신히 도착해서 비싼 가격에 물을 사 마셨다.

의류는 계절과 날씨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봄과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모자와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가 필수다. 특히 청산도는 그늘이 거의 없는 길이 많아서 햇볕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필자는 4월에 방문했는데도 햇볕이 강해서 얼굴과 팔이 그을렸고, 다음날 피부가 따갑고 빨갛게 변했다. 선크림은 두세 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안전하다.

비상약품도 챙겨야 한다. 밴드와 소독약은 기본이고, 근육통 완화 패치나 파스도 유용하다. 장시간 걷다 보면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올 수 있는데, 파스를 붙이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소화제나 두통약도 있으면 안심이고, 벌레 물림 연고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청산도는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 벌레가 많은 편이고, 특히 여름에는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긴팔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를 뿌리면 예방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가져갈 텐데, 보조배터리는 필수다.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다 보면 배터리가 금방 소모된다. 보조배터리 하나 정도는 넉넉히 충전해서 가져가야 한다. 또한 일정표나 지도를 출력해 가거나 스마트폰에 저장해두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슬로길은 대부분 표지판이 잘 되어 있지만, 갈림길에서 헷갈릴 수 있으니 지도를 참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숙소는 도청리나 읍리 마을에 민박과 펜션이 여러 곳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가 빨리 찾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민박비는 1인당 3만 원에서 5만 원 사이로 저렴한 편이고, 주인분들이 친절해서 섬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다. 필자가 묵었던 민박집 사장님은 슬로길 코스를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맛집도 추천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청산도는 작은 섬이지만 그만큼 인심이 후한 곳이라, 현지 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행하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