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목포 사이에 위치한 추자도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한적한 분위기로 캠핑 애호가들의 숨은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필자가 2년 전 처음 추자도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캠핑 허가 절차가 생소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육지의 캠핑장과 달리 추자도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캠핑이 가능하고,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현장에 도착해서야 알게 되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현지 주민분의 도움으로 급하게 허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미리 알고 갔다면 훨씬 여유로운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추자도 캠핑 허가 신청 방법부터 제주항과 완도항에서 출발하는 배편 예약, 현지 캠핑장 정보, 그리고 실제 캠핑 생활에서 필요한 준비물까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다뤘다. 추자도는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아서 직접 전화 문의를 여러 번 해야 했던 만큼, 이 글이 추자도 캠핑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추자도 캠핑장 종류와 사전 허가 신청 완벽 가이드
추자도에는 공식적으로 지정된 무료 캠핑장이 몇 곳 있다. 대표적으로 상추자도의 대서리 해변 캠핑장과 영흥리 해변 캠핑장이 있으며, 하추자도에는 신양리 해변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다. 모든 캠핑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추자면사무소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이 부분이 다른 섬 캠핑과 가장 큰 차이점인데, 무단 야영 적발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서리 해변 캠핑장은 추자항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백사장이 넓어서 텐트를 칠 공간이 넉넉하다. 필자가 이용했던 곳도 대서리 해변인데, 선착장과 가까워서 무거운 캠핑 장비를 옮기는 데 부담이 적었다. 화장실과 간이 샤워장이 설치되어 있지만 시설은 매우 기본적인 수준이다. 여름 성수기에는 이용자가 많아서 화장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영흥리 해변 캠핑장은 대서리보다 한적하고 바다 전망이 뛰어나지만, 항구에서 약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짐이 많다면 현지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추자도 택시는 콜택시 형태로 운영되며 기본요금이 1만 원 정도다. 하추자도의 신양리 캠핑장을 이용하려면 상추자도에서 다시 도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도선 요금은 1인당 편도 2000원 정도이며 운행 시간이 제한적이라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캠핑 허가는 추자면사무소에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시 이름, 연락처, 인원수, 캠핑 날짜, 이용할 캠핑장을 알려주면 간단히 등록이 완료된다. 별도의 서류 제출이나 비용은 없으며, 구두로 확인만 받으면 된다. 필자가 신청했을 때는 통화 시간이 5분도 걸리지 않았고, 담당 공무원분이 친절하게 캠핑장 위치와 주의사항까지 안내해주었다. 신청은 최소 3일 전에 하는 것이 좋지만, 비수기에는 당일 신청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다만 성수기인 7월과 8월에는 1주일 전 신청을 권장한다.
제주항과 완도항 출발 배편 시간표 및 예약 실전 팁
추자도로 가는 배는 크게 두 가지 노선이 있다.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배와 완도항에서 출발하는 배인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제주항을 이용한다. 제주항 여객선터미널은 제주공항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하루 2회 운항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완도항은 육지에서 출발하는 노선이지만, 운항 횟수가 적고 소요 시간이 길어서 제주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항에서 추자도까지는 쾌속선으로 약 1시간, 일반 여객선으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쾌속선은 오전 8시와 오후 2시에 출발하며, 일반 여객선은 오전 10시경에 출항한다. 배편 시간표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동이 있어서, 출발 전날 반드시 제주항 여객선터미널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필자는 이 부분을 간과했다가 시간표가 변경되어 한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운항 횟수가 줄어들고 결항도 잦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배표 예약은 인터넷 예약과 전화 예약, 현장 구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성수기에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안전한데, 제주항 여객선 예약 사이트에서 간단히 예약할 수 있다. 요금은 쾌속선 기준 성인 편도 약 28000원, 일반 여객선은 20000원 수준이다. 왕복권을 구매하면 5퍼센트 정도 할인되지만, 돌아오는 날 날씨가 나빠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편도로 끊고 귀환 날짜를 유동적으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캠핑 장비를 많이 가져갈 경우 수하물 요금도 고려해야 한다. 배낭 하나 정도는 무료지만, 큰 캠핑 가방이나 아이스박스는 별도 수하물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필자가 이용할 때는 대형 배낭 하나와 텐트 가방을 들고 갔는데, 텐트 가방에 5000원의 수하물 요금이 추가되었다.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하려면 렌털 장비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제주 시내에는 캠핑 장비 렌털 업체들이 있어서, 텐트와 침낭 등을 빌려서 추자도로 가져갈 수 있다.
배 멀미가 심한 사람은 반드시 멀미약을 준비해야 한다. 추자도 가는 뱃길은 외해를 지나기 때문에 파도가 높은 편이고, 특히 쾌속선은 속도가 빨라 흔들림이 크다. 필자는 평소 멀미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도 처음 탔을 때 상당히 힘들었다. 멀미약은 출발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배 안에서는 가능한 한 창가 좌석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배 안에서 휴대폰을 보거나 책을 읽으면 멀미가 더 심해질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추자도 현지 편의시설과 식사 해결 방법 총정리
추자도는 작은 섬이지만 기본적인 생활 편의시설은 갖춰져 있다. 대서항 주변에 작은 마트가 몇 곳 있고, 식당도 7~8곳 정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마트의 물건 종류는 제한적이고 가격도 육지보다 20~30퍼센트 비싼 편이다. 생수 한 병이 2000원, 컵라면이 2500원 정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캠핑에 필요한 식재료와 물, 간식은 제주나 완도에서 미리 구매해 가는 것이 경제적이다.
제주 시내에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있어서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 채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특히 동문시장은 다양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추천한다. 필자는 제주공항 근처 마트에서 삼겹살과 소시지, 야채, 생수를 구입했는데, 추자도 현지보다 거의 절반 가격으로 장을 볼 수 있었다. 아이스박스나 쿨러백을 준비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얼음팩을 여러 개 준비해야 고기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는다.
추자도에서 식당을 이용할 경우, 해물탕과 물회, 자리돔회 등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1인당 가격은 15000원에서 25000원 사이로 육지보다 비싸지만, 갓 잡은 생선의 맛은 확실히 다르다. 필자는 첫날 저녁은 캠핑장에서 직접 요리해 먹고, 둘째 날 점심에 현지 식당에서 물회를 먹었는데, 싱싱한 회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다만 식당 운영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기와 수도 시설은 캠핑장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서리 해변 캠핑장에는 간이 화장실과 수도가 있지만, 전기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조명용 랜턴과 보조배터리는 필수다. 샤워 시설도 매우 기본적인 수준이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바닷물로 간단히 씻고 물티슈로 몸을 닦는 것으로 대체하는 캠퍼들이 많다. 겨울철에는 샤워 시설의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동파로 인해 사용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서, 민박집이나 숙소의 샤워실을 유료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추자도는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 많지 않다. 마트와 일부 식당에서는 카드를 받지만, 소규모 가게나 민박집은 현금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섬에 ATM 기기가 하나 있지만, 고장이 잦고 현금이 떨어져 있을 때도 있어서 미리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필자는 15만 원 정도의 현금을 준비했는데, 식사비 5만 원, 마트 이용 3만 원, 택시비와 기타 비용 4만 원 정도 사용해서 적당했다. 2박 3일 기준으로 1인당 20만 원 정도 준비하면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추자도 캠핑 필수 준비물과 현지 생활 꿀팁
추자도 캠핑은 일반 캠핑장보다 준비물이 더 까다롭다. 섬이라는 특성상 부족한 물건을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고, 바람이 강해서 텐트 설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 캠핑 장비인 텐트, 침낭, 매트는 필수이고, 특히 사계절용 침낭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한여름에도 밤에는 바닷바람이 차가울 수 있어서, 얇은 침낭만으로는 추울 수 있다. 필자는 여름에 갔는데도 새벽에 바람이 세게 불어서 담요를 한 장 더 덮어야 했다.
텐트는 바람에 강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자도는 바닷가라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기 때문에, 팩을 단단히 박고 가이로프를 여러 방향으로 고정해야 한다. 모래사장에 텐트를 칠 경우 팩이 쉽게 빠질 수 있으므로, 모래팩이나 데드맨 앵커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자가 처음 갔을 때는 일반 팩만 사용했다가 밤에 강풍으로 텐트가 날아갈 뻔한 적이 있다. 다행히 옆 캠핑장 분이 도와주셔서 다시 고정할 수 있었지만, 이후로는 항상 모래팩을 준비해 간다.
취사 도구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부탄가스, 코펠, 식기류가 기본이다. 부탄가스는 최소 4~5개 정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람이 강하면 가스 소모량이 평소보다 많아지고, 물 끓이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바람막이가 있는 버너를 사용하거나, 별도의 방풍판을 준비하면 요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설거지는 캠핑장 수도에서 할 수 있지만, 세제 사용은 자제하고 물티슈나 키친타월로 닦아내는 것이 환경을 위해 더 좋다.
조명 장비는 여러 개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헤드랜턴, 손전등, LED 랜턴 등을 각각 준비하고, 보조배터리도 넉넉히 챙겨야 한다. 캠핑장에 전기가 없기 때문에 휴대폰 충전이나 랜턴 사용은 모두 보조배터리에 의존해야 한다. 필자는 20000mAh 보조배터리 두 개를 준비했는데, 2박 3일 동안 휴대폰 충전과 LED 랜턴 사용으로 딱 맞게 소진되었다. 충전이 필요한 전자기기를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배터리 절약 모드로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의류는 바람막이와 방수 재킷이 필수다. 추자도는 날씨 변화가 심해서 갑자기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해질 수 있다. 여름에도 긴팔 옷과 긴바지를 준비하고, 여벌 옷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다. 젖은 옷을 말릴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빠르게 마르는 기능성 소재의 옷이 유용하다. 모자와 선글라스, 선크림도 필수인데, 섬의 자외선은 생각보다 강하고 바닷가는 그늘이 거의 없다. 필자는 첫날 모자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다가 얼굴과 목이 심하게 탔던 경험이 있다.
응급약품과 방충제도 꼭 챙겨야 한다. 상처 소독약, 밴드, 소화제, 두통약, 지사제는 기본이고, 벌레 물림 연고와 모기 기피제도 필수다. 추자도는 여름철에 모기와 벌레가 많은 편이라 저녁 시간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모기향이나 전자 모기향을 준비하면 텐트 안에서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쓰레기는 반드시 본인이 책임지고 가져가야 하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쓰레기봉투를 여러 장 준비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밀봉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깨끗한 캠핑 문화를 만드는 것은 모든 캠퍼의 책임이다.